11월 이달의 잎차로 백차를 소개합니다.
백차는 맛이 순하고 부드러우며 단맛이 많아 처음 중국차를 접하는 분들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차입니다. 또 백차는 처음 만들었을 때는 발효도가 낮은 차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발효도가 높아지면서 맛이 깊어지는 것은 물론 염증을 해소하는 효과 등 약성도 많아진다고 합니다. '1년이면 차, 3년이면 약, 7년이면 보배(一年茶三年药七年宝贝)'라는 말은 백차의 이런 속성이 잘 드러나는 말입니다.
이번 달에 소개할 차는 파아진 차업에서 보이차 잎을 원료로 만든 백차입니다. 아래는 이 차를 처음 만들어서 소개할 당시(2019년)의 시음기입니다. 지금은 시간이 지난 만큼 맛도 많이 변했습니다. 당연히 그 때보다 훨씬 깊은 맛입니다. 소량 남은 제품을 특별히 꺼내어 이달의 잎차로 소개합니다. 올해 파아진차업에 티월드 참가를 위해 제작한 3종의 차 중에 마지막으로 소개하는 고수백차입니다.

백차는 보이차와는 조금 다른 규격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차 역시 보이차와는 전혀 다른 규격입니다.


1편을 열면 그 안에 다시 면지로 싸놓은 병차가 나옵니다.

그런데 한 편이 아닌 두 편이 들어 있습니다. 180g짜리 병차가 2편씩 들어 있어서 실제로 1편 안에는 360g(180g*2편)이 들어 있습니다.

이런 병차가 2편이 합쳐져서 1편처럼 보이는 겁니다.

보이차 원료를 백차 가공기법으로 가공하니 색깔이 오묘합니다. 천연색 병면이 아름답습니다.

뒷면을 보면 이렇게 격자 모양으로 뜯기 좋게 만들어놨습니다. 제가 실험해보니 격자 한 개의 무게는 대략 3g 정도 됩니다. 그러니 연하게 우리는 분은 6g 정도 우리면 적당하고, 진하게 우리는 분은 9g 정도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두 조각에 자투리를 넣어 8.8g을 우려보겠습니다.


9시방향으로부터 시계방향으로 제 8포까지의 탕색변화입니다.
첫포부터 아주 독특한 향이 납니다. 어렸을 때 먹던 밀크캬라멜 비슷한 느낌도 나는데, 차에서 어떻게 이런 향이 나나 싶을 정도로 특이합니다. 복정이나 정화에서 나는 정통 복건성 백차와는 사뭇 다른 느낌의 맛과 향입니다. 전체적으로 부드러우면서 달달하고 자극적이지 않습니다. 사진으로 보다시피 내포성 아주 좋고요. 8포까지 우렸어도 긴압이 다 풀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포성이 이렇게 좋습니다. 아마도 맹해의 고급 원료를 사용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맹해 옥사장의 백차 제조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는 듯 합니다. 이 차가 지금도 이리 좋은데, 한 10년 지나면 어떤 모습으로 변화해 있을 지 자못 기대가 됩니다.



평소 보던 보이차 엽저인데 색깔만 진해졌습니다. 다른 정보 없이 이 사진만 보면 진기 15년 이상의 보이차라고 해도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