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20년 진기의 생차 중에 완전건창으로 보관된 것은 구하기도 어렵고 가격도 비쌉니다. 지금 소개하는 대황인은 대략 90년대 중반에 출시된 차로서 습을 거의 먹지 않은 완전건창 차입니다. 차가 너무 좋아서 무리해서 들여오느라 지금 저를 고생시키는 차이기도 합니다.

인급차 포장지를 사용해서 복고풍으로 제작한 대황인입니다.

이 차를 보관한 창고는 차벌레는 없는데 책벌레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겉보기에는 습을 많이 먹거나 보관상태가 안 좋아 보입니다만, 실제로 시음해보면 아주 깔끔한 맛과 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차벌레가 차를 갉아먹은 것도 아닙니다. 종이를 뜯어먹고 사는 책벌레가 유난히 많았던 것 뿐입니다. 병면이 깔끔해보이지 않을 수도 있으나 그것 역시 책벌레의 영향일 뿐 차품은 매우매우 훌륭합니다.

진년 보이차 특유의 진향이 사람을 취하게 합니다.

포장지가 좀 헤졌을 뿐 완전 깨끗합니다.

나중에 엽저를 보면 알겠지만 대수차 원료를 많이 사용해서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더 가치가 있습니다.

7.5g을 우려봅니다.

9시방향으로부터 시계방향으로 제 8포까지의 탕색변화입니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내포성이 아주 좋습니다. 제가 이 차를 우리면서 신경을 좀 썼던 탓에 탕색이 균일하게 나왔습니다. 우리는 시간을 잘 조절하면 이렇게 균일한 탕색을 얻을 수 있습니다. 물론 차기가 좋고 발효도도 높아야 가능한 일이겠지만요.

이 차를 마시면 대략 20년 진기의 좋은 보이차가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잡미와 잡향이 전혀 없고 단맛이 매우 많으며 점성도도 높습니다. 고삽미도 꽤 있고 회감 회운이 매우 좋습니다. 무엇보다 이 차는 앞으로의 발전가능성도 많습니다. 제가 요 며칠 이 차를 매일 두세 차례 시음하는데 그때마다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안암점에서 손님 접대하며 이 차를 우리면 저절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형성됩니다.

완전건창 차라 엽저가 매우 깔끔합니다.

기본적으로 대수차 원료를 사용해서 만든 차입니다. 엽저를 만져보면 두텁고 탄력있고 부드럽습니다.

보이차라는 게 세월을 먹는 차라 초보자든 매니아든 이런 진년 노차를 마시며 살고 싶지만 좋은 차는 가격이 비싸게 마련이라 선뜻 주머니를 열기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보이차를 즐겨 드시는 분이라면 이런 차는 한 편이라도 무조건 잡는 것이 좋습니다. 나중에 효자노릇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