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소개했던 차를 다시 만났습니다. 당시 인기리에 조기 품절되었던 차인데, 이번에 구한 것도 수량이 10통밖에 없습니다. 차품이 더욱 좋아진 것을 확인하고 즉석에서 구매를 결정했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썼던 시음기입니다.

이상적으로 잘 보관된 철병을 소개합니다.

하관차창의 대표적 병차인 8653 맥호의 철병입니다.

멋지게 잘 익어가고 있습니다.

10g을 우려봅니다.

9시방향으로부터 시계방향으로 제 8포까지의 탕색변화입니다.

05년 차이지만 02년 차라고 해도 믿을만한 탕색과 발효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미가 전혀 없고 깔끔합니다. 완전건창이면서 이상적인 온습도가 만든 작품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이 차는 긴압도가 높은 철병입니다. 그래서 더욱 가치가 있습니다. 첫 포는 철병답게 긴압이 단단해서 잘 안 풀렸습니다. 2포부터 탕색이 제대로 우러나기 시작하면서 3포부터는 제대로 맛이 나기 시작합니다. 잡미 잡향이 전혀 없고, 첨도가 매우 높으며 탕색이 진하고, 점성도가 높습니다. 4포를 좀 진하기 우리니 고삽미도 좀 느껴집니다. 즐거운 쓴맛이랄까, 차탕이 입안에 들어가자마자 고삽미는 단맛으로 바뀝니다. 회감이 엄청 빠르다는 얘기죠. 전반적으로 고삽미는 적은 편이고 단맛이 많은데, 이 단맛이 단순하지 않고 좀 복합적입니다.

하관의 긴압도 높은 차는 최소 15년은 되어야 진가를 발휘합니다. 이 차가 딱 15년째인데, 말 그대로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이 차를 수매했던 4년 전에 비해 훨씬 업그레이드된 향미를 보여줍니다. 지금 즐겨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고, 만약 5년쯤 잘 보관하면 명품차로 거듭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렇게 장점을 두루 갖춘 철병을 추천하지 않으면 어떤 차를 소개할 수 있을까요. 소장하고 있는 양이 많지 않은 것이 아쉬울 뿐입니다.   

하관차창의 대표적인 병차는 8653과 8633인데, 8653의 잎이 좀 큰 편입니다. 전형적인 8653의 엽저이고 탄화된 것 없이 깔끔합니다.